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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G 마케터즈 Workshop/Book Together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 야마구치 슈

그 동안 너무 마케팅, 경영, 리더십 등 업무에 관련된 책만

편향되게 읽어왔습니다. 해서 인문, 사회적으로 조금은 다른 책을 읽고 싶었고

특히나 뉴스레터에서 인문학적 도서를 공유하고도 싶었습니다.

 

다만, 인문학적인 내용이라고 하면 그 감상이 지극히 주관적이될 수 있기에

같은 구절을 읽더라도 서로 느끼는 바가 다를 수 있어

내용을 공유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 조금 안타깝습니다. 

 

책을 읽으며 제가 느낀 바를 전달드리는 과정에서 조금이나마 공감이 되고,

한번 더 되내일 수 있는 그런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면서

앞으로도 업무 관련 서적은 물론, 인문학적인 도서도 종종 읽고 함께 나누겠습니다.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 야마구치 슈 / 에임투지 AimToG 독서 기록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목차를 살펴보니, 50가지의 철학과 사상을 

사람, 조직, 사회, 사고의 네가지 컨셉으로 나눠

왜 이런 사회적 이슈가 발생하게 되었는지를 

그에 맞는 각각의 철학에 대입해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이슈, 사회적 문제의 관점을 중심으로 두고 

이를 해석하거나 해결할 때 철학을 인용하는 방식이 

뭔가 좀 더 실용적이고 읽기 쉽고 재미있을 것이라 생각되었습니다.

 

물론 그런 점이 많아 재미있게 읽기는 했지만

나름 사회학을 전공한 입장에서, 물론 다 잊어버리긴 했지만

소외의 개념을 단 몇 줄로 정리한다는것, 이런 것들이 너무 피상적이지 않은가, 

너무 많은 것들을 훑고만 지나가는게 아닌가 반감이 좀 생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만큼 다양한 개념들을 잘 풀어놓았다는 점에서,  

상식을 의심하게 만들어줄 관점을 짧게나마 제시한다는 점에서 

이런게 이런 의미였구나 하며 한번쯤은 읽어보면 좋을 듯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제가 재미있게 보고 생각했던 것들을 아래와 같이 공유합니다.

 

----- 함께 읽어보기 -----

 

#1.

악의가 없어도 누구나 악인이 될 수 있다 - 악의 평범성

 

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 계획에 주도적 역할을 한 아돌프 아이히만이 잡혔을 때, 너무나도 평범한 모습에 많은 사람들은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악은 선에 대치되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아이히만은 단지 출세를 위해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한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으로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악의 평범성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습니다. 

'악이란 시스템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우리도 누구나 악이 될 수 있습니다. 시스템 안에서 그 규칙을 간파하고 능숙하게 살아가면서 혹은 그저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아무도 모르게 악이 될 수 있습니다. 시스템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2.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기꺼이 생각을 바꾸는 사람들 - 인지 부조화

 

미군 포로를 공산주의 자로 세뇌시키는 방법이 밝혀졌습니다. 그 방법은 아주 사소한 것이었습니다. 포로가 된 미군에게 '공산주의에도 좋은 점이 있다'고 메모하게 한 이후 그 포상으로 담배나 과자 같은 대가를 주는 것이었습니다. 공산주의를 옹호하는 메모를 적었을 때 엄청난 포상이 나왔다면 포상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메모를 적었다는 명분이 성립되므로, 사상과 신조에 반하는 메모를 적었다는 심리적 압박감이 해소됩니다. 하지만 소소한 포상으로는 심리적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공산주의는 적'이라는 신조와 '공산주의를 옹호하는 메모를 적었다'라는 행위 사이에 부조화가 발생하는 것이므로, 이를 해소하려면 어느 한 쪽을 변경해야 합니다. 이때, 메모를 적었다는 사실은 바꿀 수 없기에, 공산주의에도 몇 가지 좋은 점이 있다고 신조를 바꾼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내키지 않는 상대에게 이것저것 부탁을 받아 성가셔 하던 사람은, 좋아하지 않는다는 인지와 그래도 이것저것 도와주고 있다는 인지 부조화가 생겨 결국 '조금은 호의가 있을지도'라고 인지가 바뀐다고 합니다.

이게 정말 이렇게 작용하는가 당장 의심은 들지만, 또 한번 적용하고 싶어집니다. 뭔가 고객에게 작은 행동을 유도하고 소소한 보상을 줌으로써, 우리 기업에 호의가 자리잡게 할 수 있지 않을까요? 

 

#3. 

왜 기장이 조종할 때 사고 발생 확률이 더 높을까? - 권력 거리

 

항공기 사고 통계를 보면, 부조종사가 조종타를 쥐었을 때보다 기장이 조종타를 잡았을 때 추락 사고가 훨씬 많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조직에서 의사 결정의 질을 높이려면 구성원 간에 의견 표명이 자유롭고 마찰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지만, 상사인 기장이 조종타를 쥐고 있을 때 부하 직원인 부조종사는 과연 기장의 행동이나 판단에 반대 의견을 솔직히 말할 수 있을 것인가. 이런 결과가 사고 통계로 이어졌다는 것입니다. 

권력거리지수란, '상사에게 반론할 때 느끼는 심리적 저항 강도'를 수치화한 것입니다. 

권력거리지수가 큰 곳일수록 준법 감시와 혁신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리더는 부하가 반대 의견을 표명할 때 귀를 기울이는 소극적 경청 태도에서 나아가 더욱 적극적으로 자신에게 반대하는 의견을 찾아 나서고 수용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공감하는 바가 크고, 또 권력거리를 좁히는게 어렵다는 것도 알지만 속도, 효율성 관점에서도 접근하는 바가 필요하지 않을까도 생각되네요. 

 

#4. 

'결국 이런 뜻이죠?'라고 말하면 안 되는 이유 - 무지의 지

 

'너 자신을 알라'라는 소크라테스의 유명한 말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무지의 지' 즉,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안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쉽사리 '알았다!'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우리의 배움은 알았다고 생각한 순간에 정체되고 만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요컨데 ㅇㅇ이라는 뜻이죠?"라고 정리하고 일반화해버는 습관 역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넗힐 기회를 제한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정답을 찾아야만 하는 사회 풍토때문이라고 변명할 수 있겠지만, 저 역시 정리하고 전달해야하는 입장에서 단정적으로 정리하는 역할만을 고려한 듯 합니다.뭔가 여지를 남기고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자세를 지녀야겠습니다. 

 

#5. 

미래를 예측하는 최선의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 - 미래 예측

 

지금 존재하는 세계는 우연히 만들어진 게 아니라 누군가가 행한 의사 결정이 축적되어 만들어진 것입니다.

예측은 빗나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측에 지나치게 의지하고 있지 않은가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라고 질문할 것이 아니라 "미래를 어떻게 만들고 싶은가?"라고 자문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