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나간... 의미가.../마케팅 이야기

[책]감각을 디자인하라 - 김병규

감각을 디자인하라 - 김병규

 

마케팅 업무를 하면서, B2B IT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디자인적인 요소가 참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어찌되었건 고객과의 접점에서, 고객에게 좀 더 임팩트있게 다가가고 깊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는 것은 B2B 비즈니스도 마찬가지입니다. 고객들이 보기에 좋고, 기분이 좋아지는 디자인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마케팅과 연관된 디자인 관련 서적도 많이 찾아보곤 합니다.

 

 

이 책도 아마 서점의 마케팅 섹션에 있었을 겁니다. "소비자를 움직이는 감각경험 디자인의 힘"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감각경험 디자인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왠지 모르겠지만 느낌이 좋아서" 선택하는 것이 바로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의 비합리적인 선택 방법입니다. 예전 스티브잡스가, 아이폰에 이어폰을 꽃을 때 '딸깍'하는 느낌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제품을 전부 다시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처럼 이 책은 자동차 차 문을 닫는 소리 때문에, 키보드를 두드리는 감촉 때문에, 뽁하고 터지는 커피캡슐 소리 때문에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사랑받는 브랜드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감각 디자인을 고려할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B2B도 비즈니스도 역시나, 고객과 만나고 이야기하고 설득하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좀 더 편하게 대화하고, 좀 더 쉽게 이해시킬 수 있는 요소들을 제안하는 것도 마케팅의 역량이라고 생각됩니다. 마케터라면 제품이나 솔루션에 대한 기능적 부분과 연계되는, 감각적으로 즐거운 기분을 줄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해보면서 이 책을 읽어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저는 사실, 책을 읽고 나서도 그 방법을 당장 어떻게 적용하고 만들어가야할지 고민만 더해졌지만, 큰 의미에서 고객에게 감각적인 쾌감을 전달할 수 있는 '감각 디자인'이 필요하다는 것 정도만 이해하고 우선 넘어갑니다.

 

책 한쪽 귀퉁이를 접어가며, 재미있게 살펴본 내용들을 조금 꺼내봅니다.

 

 

 

1. 매장 외부 공간에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맡는 아주 일상적인 냄새들, 예컨대 청소용품 냄새, 음식 냄새, 사람들의 체취 등이 복합적으로 섞여 있다. 그런 공간에 있다가 특유의 향이 있는 공간에 들어서게 되면, 사람들은 자신의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공간에 들어온 기분이 들게 된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그 공간에 몰입하게 된다. 따라서 매장과 매장 안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에 대한 평가가 자기도 모르게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이다.

--- 비단 매장뿐만 아니라,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이나 사무실에도 적용하면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내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한 이벤트가 있는 날, 강의실 향기나 조명만 달리해도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부스 전시 같은 경우에도 외부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공간을 연출한다면 집중력을 더 높이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더 쉽게 이해시킬 수 있을듯 합니다.

 

2. 브랜드 성격을 마케팅에 성공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첫번째 단계는 브랜드 성격의 방향을 잡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브랜드가 타깃으로 하는 소비자층에게 매력적이면서도 다른 경쟁 브랜드들의 성격과는 구분되는, 그 브랜드만의 성격적 위치를 선정하는 것이다.

--- 언제나 제품과 브랜드의 가치와 소비자에 대한 공부가 우선이고, 이를 전달하는 방법은 그 나중입니다. 확고한 브랜드 성격을 알고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3. 티파니는 고가의 주얼리를 판매한다. 티파니와 같은 고가 브랜드가 판매하는 주 효용은 고급스러움이라는 무형의 가치로서, 이러한 무형의 가치는 직접 경험하기 어려운 무엇이다. 소비자는 자신이 지불하는 가격과 티파니의 광고가 만들어내는 브랜드 이미지를 통해서 브랜드의 높은 가치를 이해할 뿐이다. 티파니 매장에서 사용하는 커다랗고 육중한 가위는 이브랜드가 추구하는 고급스러운 느낌을 몸이 직접 경험하게 만드는 훌륭한 장치다. 이 가위를 눈으로 보고, 그 소리를 들을 때 소비자는 티파니의 고급스러움을 감각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 무형의 가치라는 것이, B2B 비즈니스에서도 중요할 것입니다. 기업의 신뢰성을 보고, 듣고, 만지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감각적으로 디자인된 세일즈킷이나 회사소개서 등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4. 소비자들은 자신이 기대하지 않았던 순간에 감각적 즐거움을 경험할 때, 큰 쾌감을 느끼고 제품에 감동한다. 또한 자신의 쾌감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 한다. 마케팅에서 흔히 말하는 '와우 모멘트(wow moment: 소비자가 '와우'하고 감탄하는 순간)'가 만들어진다. 이 와우 모멘트가 만들어질 감각자극을 찾아내는 것이 감각적 쾌감의 원칙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 넓게 보면,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을 만큼 즐거운 경험을 만들어내는 것이 마케팅의 궁극적 목표라고도 생각됩니다.